아이와 영화 '광해'를 함께 보고 나서 솔직히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광해군은 폭군에 가까운 이미지였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그게 전부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후궁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16년을 불안 속에 세자 자리를 지켰고, 전란의 한복판에서 나라를 지켜낸 왕. 그런데 왜 우리는 그를 폭군으로만 기억하고 있을까요.후궁의 둘째 아들이 왕이 된 배경광해군의 출발점은 왕위 계승 서열로 따지면 거의 꼴찌에 가까웠습니다. 어머니는 후궁인 공빈 김씨였고, 그것도 첫째 아들이 아닌 둘째 아들이었습니다. 정실부인인 의인왕후 사이에서는 자식이 없었지만, 선조에게는 후궁 소생만 13명이 있었으니 광해군의 포지션은 말 그대로 가능성 없는 서열이었습니다.그가 왕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